여러분은 김치를 담글 때 양념은 어떤 방식으로 조절하시나요?
김치공장에서는 당연히 정확한 계량으로 한결같은 맛을 낼 것이고
전통,원조를 자랑하는 음식점에서는 글쎄...계량도 하겠지만
주인장만이 아는 손맛이 있을 테고 ...
제 경우는 배추김치 담글 때는 계량과 제 손맛을 섞어서 합니다.
한국에 거주할 때는 친정에서 김치를 보내 주셔서
담글 일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 와서는 직접 매번 담가 먹어야 하니 정말 번거롭고 또 맛은 왜 그리 안나던지요.
이건 전부 맛없는 배추 탓이야 !! 를 외치며
맛깔스럽지 못한 김치를 먹을 때마다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는데 ...
정말 맛있게 김치를 담그시는 이웃집에 가서 일부러 일 도와주며
자세히 관찰도 해봤는데
뭐 별반 다른 점을 발견 못하겠고..
여러 가지 레시피를 종합해서 실험해 보다가
딱 두 가지 재료만 계량하고
나머지는 손맛으로 만들고 있어요.
그랬더니 한결같은 맛은 아니지만
실패 없는 맛이 나더군요 .
서론이 길었죠.
그러면 실패없는 배추김치 담그기 한 번 볼까요 ~
재료(1컵 = 250ml)
배추 절이기 : 배추 15 kg, 굵은소금 2컵 , 물 10컵 , 굵은 소금 약간,
속재료 :
고춧가루 400 g
액젓(2/3) + 다진 새우젓 ( 1/3) 550 g
설탕 100 g
무 중간 사이즈 3개
양파 3 개
마늘 3통
생강 10센티 한 개
파 400 g
(무, 양파 등 부재료는 조금 더 넣고 덜 넣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배추,고춧가루와 액젓의 양은 맞춰주시구요.
원하시는 분은 굴이나 다른 부재료를 넣어도 좋아요.)
* 배추 절이기
1. 배추포기가 크다면 4쪽으로 자르고 작은 것은 반으로 잘라 줍니다.
2. 물에 소금을 잘 녹여 놓아요.
3. 잘라 놓은 배추를 물에 한 번 씻은 후 소금에 푹 담갔다가 바로 꺼내 절이는 통에 담아요.
4. 배추 속 중간중간 굵은 소금을 흩뿌립니다.
5. 차곡차곡 배추를 담은 후 남은 소금물을 위에 붓고 7-8시간 절여요.
중간중간 뒤집어 줍니다.
배추를 일일이 뒤집어 주려면 또 귀찮을 수 있는데
이럴 땐 김장비닐 큰 거에 아예 배추를 담고 끝을 묶어준 다음
뒤집을 시간이 되면 한번에 들어 뒤집어주면 아주 간단하죠.
처음엔 두 시간에 한 번 다음엔 한 시간에 한 번 뒤집어주며 절임 정도를 확인합니다.
6. 배추가 사진처럼 잘 휘어지면 절이기는 끝이에요.
배추를 모두 꺼내 흐르는 물에 두 번이상 씻어 준 다음
큰 소쿠리에 사진처럼 세워서 물기를 빼주세요. 한시간 정도.
* 절이는 시간이 넘 길다 싶으면 건식법으로
배추에 소금만 뿌려주는 방법이 좋을 거에요.
* 배추 속재료 준비하기.
1.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속 재료를 준비하는데 일단 전 찹쌀풀을 만들어요.
찬물 2컵에 찹쌀가루나 밀가루 1/4컵 넣고 거품기로 멍울 없이 잘 저어줍니다.
그 후엔 주걱으로 걸쭉해지도록 저어주면 불에서 내려 식혀요.
2. 고춧가루 , 액젓 , 설탕 , 굵은 소금 1/3컵을 찹쌀풀에 넣어요.
이렇게 고춧가루를 불려두면 김치 색이 좋아집니다.
불리지 않고 바로 김치에 버무리면 색도 빨갛지 않고 색이 겉돌게 되죠.
3. 액젓은 까나리 , 멸치액젓 그리고 휘시소스 세 가지를 모두 섞어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를 섞어 사용해야 맛이 좋다네요.
4. 잘 섞어지면 채썬 무와 다진 마늘 ,다진 생강 ,그리고 통깨도 넣어요.
통깨는 안 넣으셔도 됩니다.
무도 숨이 죽고 양념과 어우러지면 버무리기도 편해요.
5. 숙성된 양념에 파와 양파 있으면 배도 갈아서 넣구요...
이제 중요한 마지막 맛을 봅니다.
배추속대 하나에 버무린 양념 조금 얹어 맛을 보는데 딱 좋다는 절대 안됩니다.
조금 짜고 맵다 싶을 정도가 알맞아요.
그래야 익고 나서 김치간이 맞거든요.
이때 더 첨가하는 소금도 고운 소금 말고 꽃소금 정도의 굵기로 넣으세요.
미국 소금 table salt 이런 거 넣지 마세요.
물기 뺀 배추에 속을 조금씩 넣으면서 작은 통에 담아요.
6. 양이 적으면 한꺼번에 담아 위에 비닐을 덮어도 되지만
두 세 개씩 작은 비닐에 담아 통에 담으면 통에 물들지도 않고
조금씩 꺼내 먹어 훨씬 신선합니다.
비닐을 덮으면 공기와 닿지 않아 신선함이 오래가구요..
김치 냉장고가 아닌 일반 냉장고에 넣으실 때는
당장 익혀 먹을 건 하루 실온에 두고
나머지는 몇 시간만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요.
오래 두고 먹을 김치는 간을 좀 세게 하는 것은 다 알고 계시죠.
그리고 양념을 넉넉히 만들어 두면
열무김치, 알타리김치, 깍두기 , 파김치등을 만들 때 넣어도
아주 간단하게 맛을 낼 수 있어요.
찹쌀풀에 파, 양파 등을 더 넣고 버무려 주면
맛있는 김치가 바로 완성됩니다.
잘 익은 배추 김치를 꺼내 수육과 함께 .... 추릅 ~
맛없는 김치도 알고나면 맛있는 김치로 둔갑하는 거 별로 어렵지 않아요 .
다른 분들 김치도 맛있겠지만
초보 딱지 떼고 싶으신 분들은 이 방법도 써보시라고 길게 적었습니다.
그 동안 김치로 고민 하셨던 분들 오늘 바로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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