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my

부모님 생각에 울컥,집에서 직접 말린 쫀득한 수제 곶감 수확하던 날 .

bakecreamy 2011. 1. 6. 08:15











칼스버그님에 이어 메이님까지 명품 곶감으로 염장을 팍팍 질러 주셔서

너무 부러웠다구요 -.-




한 달 전쯤 가을도 아닌 겨울에 곶감을 만들겠다고

단감을 깎아 주렁주렁 걸어 놓았습니다.


한국산 감이 아니라서인지 크기도 아주 작았습니다.







보시다시피 눈이 엄청 왔던 날이었고 ....


며칠 후에도 연일 눈이 내리고 영하 20도는 기본이 날들이었죠.


단감을 실에 묶어 걸어놓고 먼지 방지를 위해

cheese cloth 로 덮어주고...


당연히 얼어서 땡땡한 감을 보며

'할 수 없지 얼었다 녹았다 그러면 어떤 곶감이 나올까 ?'

궁금해도 하며 그렇게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네요.






오늘 손으로 살짝 눌러 봤습니다.

부피는 많이 줄어서 ...


보기에도 꼭지부분만큼이나 줄어들었네요.


겉은 단단하고 속은 말랑하게 잡히는 ...

하얀가루도 조금씩 생기는 중이었어요.



이 하얀가루는

곶감 속의 수분이 다 빠져 나가다 보면 당분이 표면으로 나와서 결정체를 이룬답니다.

나쁜 성분이 아니라 바로 포도당이 주성분이라네요.



내친김에 곶감의 효능을 알아보자면...



*곶감은 체력을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뱃속에 고여있는 나쁜 피를 없애준다.

* 기침과 가래에도 좋고 각혈을 멈추게 하며 목을 편안하게 해준다.

* 곶감을 식초에 담근 즙은 벌레에 물린데 효과가 있다.[본초강목]






하얀가루가 표면을 완전히 덮을 때 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더 말리다 보면 먹을 수 있는 양이 훨씬 줄어들 것 같아

그만 수확을 해버렸답니다 ^^*












어릴 적 보던 나무 꼬챙이에 납작하게 꿰어져 있던 그 모양은 아니고

감모양 그대로 살짝 줄어든...



거무티티한 색이 아닌 홍시보다도 붉은빛을 띠는

작고 예쁜 곶감이 되었네요.




저희 집은 주택이라 밖에 걸어놓으니 통풍이나 햇빛의  문제는 전혀 없었는데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베란다에다 널어 두신다네요.

베란다 창문을 꼭 열어 놓고 말리셔야 곰팡이가 안 생긴답니다.

곶감 만들기에 실패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아깝지만 살짝 잘라 맛을 보았더니

와~~~  바로 예전에 먹던 그 곶감맛이 나더라구요.


얼마나 기뻤던지.

내가 곶감을 다 만들다니..

그것도 한겨울에 ...ㅎㅎ



이런 기분도 잠시...

내가 직접 말린 곶감을 보면서

'부모님께 하나 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 하는 생각에

그만 울컥거리고 말았어요.


낮에 그러고 나서인지 꿈속에서도 부모님이 나타나시고

새벽에 깬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밤을 새웠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 분들 ,

그리고 가까이에서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으신 분들은 행복하신 거에요.

그렇죠 ~~~









내년엔 많이 사다가 말릴 거에요.

달랑 9개밖에 말리지 못해 아쉬웠고 

기회가 되면 부모님께도 직접 드려보고 싶거든요.